비임상시험이란? 신약개발 단계와 GLP 규정까지 한번에 정리

비임상시험이란? 신약개발 단계에서의 역할과 GLP 규정까지 한번에 정리

제약·바이오 업계에 관심을 갖고 막 공부를 시작한 분들이 가장 먼저 벽을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비임상시험이라는 단어를 처음 마주했을 때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은 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어느 정도 감이 오는데, 비임상시험은 이름만 봐서는 어떤 일을 하는 건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취업 공고에는 버젓이 올라와 있고, 면접에서도 단골 질문으로 나오는데, 막상 설명하려면 말문이 막히는 분들이 많습니다.

필자도 처음 제약 업계를 준비할 때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람한테 하는 게 임상, 아닌 게 비임상”이라고 단순하게 외웠다가, 면접에서 GLP 규정이 왜 필요한지를 물어보는 순간 멈췄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비임상시험의 정의부터 신약개발 단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규제 기관이 반드시 요구하는지까지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비임상시험이란 무엇인가 — 한 줄 정의부터 시작합니다

**비임상시험(Non-clinical Study)**은 신약 후보 물질을 사람에게 적용하기 전에, 동물이나 세포·조직 같은 생물학적 시스템을 이용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먼저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신약개발 단계를 큰 흐름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비임상시험은 이 흐름에서 “사람에게 써도 괜찮은가”를 먼저 확인하는 관문입니다. 아무리 유망한 후보 물질이라도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임상으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사람 대상 시험 진입 허가, 즉 IND(Investigational New Drug) 신청을 하려면 비임상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비임상시험에서 확인하는 주요 항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분류주요 시험 항목
안전성 평가단회·반복 독성, 유전독성, 생식독성, 발암성
약리 평가효능·효과 확인, 작용 기전 규명
약동학 평가흡수·분포·대사·배설(ADME) 특성 확인

여기서 의외로 많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임상시험을 “동물실험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세포 실험(in vitro)과 동물 실험(in vivo)을 함께 진행합니다. 최근에는 오가노이드(organoid)나 장기칩(organ-on-a-chip) 같은 대체 시험법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GLP란 무엇인가 — 규정이 생긴 이유부터 이해하세요

비임상시험을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는 용어가 **GLP(Good Laboratory Practice, 우수실험실기준)**입니다.

처음 접하면 “그냥 실험을 잘 하라는 기준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GLP가 생긴 배경을 알면, 왜 이게 규제 차원에서 강제되는지 금방 납득이 됩니다.

1970년대 미국 FDA는 일부 실험실에서 제출한 비임상 데이터가 조작되거나 부실하게 관리된 사례들을 대거 발견했습니다. 데이터를 믿을 수 없으면 신약 허가 판단 자체가 무너지는 셈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8년 FDA가 GLP 규정을 도입했고, 이후 OECD를 통해 국제 표준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한국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라 GLP 기준을 적용하며, 허가용 비임상 데이터는 반드시 GLP 인증을 받은 기관에서 수행한 시험 결과로 제출해야 합니다.

GLP가 요구하는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표준작업지침서(SOP) 작성 및 준수
  • 시험 책임자(Study Director) 지정
  • 시험 항목·결과에 대한 원시 데이터 보관
  • 독립적인 품질보증(QA) 감사 수행

결국 핵심은 이것입니다. GLP는 “실험을 잘 하라”는 기준이 아니라, “데이터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는 기준입니다. 규제 기관이 신약 허가 여부를 판단할 때 데이터의 신뢰성이 첫 번째 전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비임상시험 vs 임상시험 — 헷갈리는 부분만 정확히 짚겠습니다

비임상시험을 처음 공부하는 분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비임상에서 안전하다고 나오면 사람한테 써도 되는 건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동물에서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와도 사람에게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상 1상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절차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비임상시험은 “통과 여부를 결정짓는 시험”이 아닙니다. **”임상에 진입해도 되는지 판단하기 위한 근거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 관점으로 이해하면 두 단계의 관계가 훨씬 명확해집니다.

항목비임상시험임상시험
대상동물, 세포, 조직사람(건강인 또는 환자)
목적독성·약리·약동학 초기 확인안전성·유효성 최종 확인
규제 기준GLPGCP(Good Clinical Practice)
시기임상 진입 전IND 승인 후
결과 활용IND·NDA 신청 근거NDA 허가 신청 근거

비임상 단계에서 모든 독성과 부작용이 발견된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동물 모델이 인간의 생리를 완벽하게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임상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임상 데이터는 “안전하다는 보장”이 아니라 **”합리적인 진입 근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면, 왜 신약개발에 평균 10~15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지도 자연스럽게 납득이 됩니다.


지금 당장 확인해볼 것 하나

제약·바이오 업계를 준비 중이라면, 비임상시험을 단순히 “임상 전 단계”로 외우는 것보다 신약개발의 안전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관점으로 접근해보세요.

GLP 규정이 왜 생겼는지, 비임상 데이터가 규제 기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이해하면, 면접에서 단순 암기가 아닌 논리적인 답변이 가능해집니다.

오늘 당장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서 GLP 인증 기관 목록을 한번 찾아보세요. 어떤 기관들이 어떤 시험을 수행하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비임상 업계의 구조가 훨씬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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